홍콩 H지수 ELS사태와 전직 증권맨이 밝히는 증권사 진실 :: 코인, 주식, 금융 정보
  • 2023. 12. 5.

    by. 코인주식 정보꾼

     

    홍콩 H지수 연계 ELS 가 상당히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2024년 초에만 8조원이 넘는 금액이 만기인데, 그 중 손실 위험이 높은 금액이 50%가 넘는다고 합니다.

    "내년 상반기에 곡소리 날판"이라는 자극적인 제목의 기사도 눈에 들어옵니다.


     

     

    “내년 상반기에 곡소리 날판” 금감원, 홍콩 ELS 전수조사 착수 예정

    내년 상반기에 곡소리 날판 금감원, 홍콩 ELS 전수조사 착수 예정

    www.chosun.com

     

    노후 자금인데도 이 상품에 투자해서 손실이 예상되는 분들도 많다고 하니,

    상황의 심각함 때문인지 금융 당국이 판매사들을 집중 조사할 계획이라고 알려졌습니다.

    저는 S전자로 유명한 대기업 계열의 S증권사에 대입 공채로 입사해서, 지점 PB로 5년간 근무한 경험이 있습니다.

    이 5년이라는 짧으면서도 긴 기간동안 근무하면서, 증권사 추천을 절대 믿으면 안 된다는 걸 몸소 깨달았습니다.

    전직 증권맨으로서, 이번 홍콩 H지수 ELS 사태를 통해 보는 증권사 추천의 진실에 대해서 알려드릴까 합니다.

     

    H지수 ELS사태
    H지수 ELS사태

     

     

    홍콩 H지수 연계 ELS란?

     

    홍콩 H지수 연계 ELS란 홍콩의 대표 지수인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해서 수익률이 정해지게 만든 금융상품입니다.

    문제는 손실 확률이 있는 상품이라는 점입니다.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해서 만든 상품이므로, 기초자산인 H지수가 가입 기간(보통은 3년)동안 정해진 하락률까지만 가지 않으면 (보통은 50%하락률인 경우가 많습니다.) 만 나지 않으면, 높은 수익률을 제공한다는 언뜻 들었을 때 상당히 괜찮은 조건입니다.

    H지수는 홍콩 거래소에 상장된 중국의 국영기업들 중에서도 우량기업들의 주가를 환산해서 만들어진 지수이므로, 이게 설마 50%까지 하락할까 싶은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일단 H지수도 잘 모르고, 중국도 모르고, 홍콩도 몰라도, 어떤 종목이 반토막 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닌데, 홍콩의 대표 지수가 반토막 나는 일은 정말 여간해서는 없을 것 같기 때문입니다.

     

    H지수 ELS사태와 전직 증권맨이 밝히는 증권사 진실H지수 ELS사태와 전직 증권맨이 밝히는 증권사 진실H지수 ELS사태와 전직 증권맨이 밝히는 증권사 진실
    H지수 ELS사태와 전직 증권맨이 밝히는 증권사 진실

     

     

     

     

    지수도 반토막이 납니다.

    하지만 해당 상품은 분명히 원금보장형은 아닙니다. 지수가 50% 하락하면 손실 구간에 들어가게 되는 것입니다.

    미래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일입니다. 중국의 경제가 어떻게 될지, 홍콩 경제가 어떨지 누가 정확히 예측할까요? 우리가 코로나라는 사상초유의 사태를 아무도 예측하지 못 한것과 같습니다.

    어떤 우량한 국가의 지수라도 반토막이 안 난다는 확신은 절대 가져서는 안됩니다.

     

    H지수 ELS사태와 전직 증권맨이 밝히는 증권사 진실
    H지수 차트


     

    결국, H지수는 2022년 하반기에 크게 하락하면서 2021년 초반에 ELS가 많이 팔리던 시점 대비해서 50% 이상으로 크게 하락을 한 번 해서, 손실 위험 구간에 들어갔습니다. 

    지수가 여간해서는 반토막이 나지 않을 것이라는 증권사와 은행 직원들의 그럴듯한 설득에 잘 모르고 가입하신 분들이 손실로 만기가 돌아올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입니다.

     

     

    H지수 ELS사태와 전직 증권맨이 밝히는 증권사 진실H지수 ELS사태와 전직 증권맨이 밝히는 증권사 진실H지수 ELS사태와 전직 증권맨이 밝히는 증권사 진실
    H지수 ELS사태와 전직 증권맨이 밝히는 증권사 진실

     

     

    증권사 추천의 진실을 고백합니다.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 후, 증권사 영업점 PB로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증권사의 진실을 알게되면서 저는 'moral hazard' 즉, 도덕적 해이를 늘 느끼며 이 직업이 과연 좋은 직업인가를 끊임없이 고민했습니다.

    순진한 20대 중반이었던 당시의 저는 저의 자산관리를 통해 고객들을 부자로 만들겠다는 아주 순진한 꿈을 꾸면서 증권사에 입사했었습니다. 하지만 영업점에서의 현실을 내부에서 지켜보니, 고객들을 부자로 만들어주기에는 상당히 거리감이 있다는 것을 곧 깨달았습니다. 증권사 직원들이 추구하는 목표는 절대 고객의 수익을 높이는 것이 절대 아니기 때문입니다.  

     

    전직 증권맨이 밝히는 증권사 진실전직 증권맨이 밝히는 증권사 진실전직 증권맨이 밝히는 증권사 진실
    전직 증권맨이 밝히는 증권사 진실

     

    증권사 직원 추천 금융상품의 진실


    증권사 직원이 정말 고객들을 위해서 금융상품을 추천할까요?

    정답은 '가끔 그렇다' 입니다.

    고객에게 정말 괜찮은 상품이 있으면 추천을 하는 경우도 있고, 특히 다른 증권사 대비해서 해당 증권사의 상품이 경쟁력이 있으면 정말 보람있게 열심히 추천하기도 합니다. 이런 경우는 win-win이 맞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캠페인입니다. 캠페인이 뭐냐면, 위의 경영조직에서 "A상품을 너희 지점은 얼마씩 팔아라" 이런 식으로 지점당 무시무시한 목표 할당이 주어집니다. 이러한 상부의 목표 할당때문에 굳이 이 상품이 맞지 않는 고객에게도  A상품을 팔아야 하는 것입니다.

    팔기 싫은 직원들도 지점장의 닥달에 "이번달 A상품을 얼마를 팔겠다."라고 영업계획 보고를 하고, 순진해 보이는 고객들에게 그럴듯해 보이는 논리를 들이대면서 A상품을 판매합니다.

     

    이러한 캠페인으로 판매하는 증권사나 은행 직원들조차도 해당 상품에 대해 확신이 없어도 울며 겨자먹기로 판매를 하고, 또 투자 목적에 맞지 않는 고위험 상품을 높은 연령의 분들에게 판매를 하는 무리수가 여기에서 발생하는 것입니다.

    제가 입사하던 당시에 회사는 해외펀드 캠페인을 강하게 실시하고 있었는데, 펀드를 알아보러 오신 분들에게 선배PB들은 무리하게 위험한 해외펀드를 권했고, 결과는 처참했었습니다. 또한 고액 자산가들에게 브라질 채권 판매도 강력한 드라이브가 걸린 적이 있었는데, 그 역시 결과는 처참했습니다.

     

     

    10% 이자라더니 브라질 환율 하락에 손실만…금감원 '채권투자 주의하세요'

    A씨는 몇 년 전 연 10% 이자율의 10년 만기 브라질 국채에 투자했다가 낭패를 봤다. 가입 당시 ‘국채는 나라가 망하지 않는 한 ...

    www.sedaily.com

     

     

    무엇보다 증권사 직원들의 영업 실적 압박이 꽤 높은 편인데, 매달 본인들의 관리고객들을 통해서 거둬야하는 수수료 수익의 목표가 각각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수수료가 높은 상품들은 고위험 상품군이라는 점입니다.

    원금보장형 상품들은 상대적으로 수수료가 적은편이어서, 같은 1억을 팔아도, 고위험 상품을 판매하면 수수료 수익을 100만원 낼 수 있는데 저위험 상품은 수수료 수익이 30만원밖에 안 난다면, 증권사 직원 입장에서는 본인의 영업 실적을 위해 수수료가 높은 고위험 상품을 팔고싶은 유혹이 늘 있는 구조인 것입니다.

    이러다보니 원금보장형이 맞는 은퇴자금을 들고오시는 어르신들에게도 말도 안되는 고위험 상품을 판매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는 것입니다.
     

     

     

    전직 증권맨이 본 결론


    안타깝게도 저는 고객에게 자꾸 맞지 않는 상품을 권해야 하고, 주식 종목도 장기적 추천이 아닌 회전율 위주로 주식매매를 를 해야하는 상황때문에 'moral hazard'를 끊임없이 느끼며, 결국 증권사 PB를 5년만에 그만두고 말았습니다. 남들이 부러워하는 고연봉을 주는 대기업 증권사였지만(대리 1년차에도 연봉 1억에 거의 가깝게 받기도 했습니다.), 제 일을 통해서 사람들에게 전혀 좋은 영향을 주지 못한다는 생각이 끊임없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적성에 맞는 동료들은 잘 다니고 있습니다. 특히 성격상 그다지 'moral hazard'를 느끼지 않고, 영업하면서 좋은 고객과의 관계를 즐기는 동료들은 어느 정도의 영업 스트레스는 인정하지만 고연봉에 만족하며 잘 근무하고 있습니다.

     

     


    전직 증권맨으로 증권사의 내부를 겪어본 저의 결론은, 투자는 절대 타인에게 맡기지 말자입니다. 스스로 직접 공부해서 주식 공부, 종목 공부, 금융 상품 공부를 해서 온라인으로 가입하면 수수료도 훨씬 저렴합니다.

    증권사 현직에 있는 사람들이니까 정보도 더 많이 알고 더 잘 알겠지라는 막연한 믿음으로 증권사 직원의 추천을 믿으면 정말 큰일난다는 점을 명심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H지수 연계 ELS 사태를 통해서도, 다시 한 번 느끼게 되는 투자의 진리입니다.

    물론 H지수 연계 ELS를 스스로 공부하시고 가입하신 분들도 계시겠지만, 상당수 고객들은 증권사나 은행 창구에서 직원의 권유에 뭔지 정확하게 모르지만 그다지 위험해보이지 않고, 이자율이 은행예금이자 대비 훨씬 높다고 하니까 가입하신 분들도 많다고 하기 때문입니다. 오죽하면 금감원이 판매사들 전수조사를 한다고 할까요.

    물론, 이 와중에도 은행과 증권사들은 코웃음치면서 큰 문제 없다고 합니다. 이 글의 맨 위의 링크한 신문기사에도

     

    시중은행 관계자는 “판매 당시 각종 의무 조치는 물론 사전 고지 등이 이중, 삼중으로 이뤄지고 있으므로 큰 문제는 없을 것” 이라고 했다.

     

    이런 기사 문구만 보아도 이미 판매사인 증권사, 은행은 불완전판매에 대해 다 대비를 해두었습니다.

    사실 고객은 제대로 상품을 이해하지도 못했으면서 더 물어보기 민망하니까 상품 가입 시에 권유하는 직원이 싸인하라고 하는데 다 싸인해주는 경우도 많기 때문입니다. 그 싸인이 '설명을 잘 들었습니다'라는 고지 의무들이니, 은행과 증권사들은 불완전 판매에서 빠져나갈 장치가 이미 만들어진 것입니다.

    결국 투자의 손실은 고객의 몫이니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이번 홍콩 H지수 연계 ELS 사태를 계기로 금융 소비자들도 잘 모르고 직원들의 그럴듯한 설명에 뭔지도 잘 모르면서 가입하는 일들이 없어지고 스스로 공부하고 스스로 온라인으로 저렴하게 가입하는 현명한 금융 소비자들이 많아지는 투자 환경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